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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는 소심한 아이였고 채원이는 민주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항상 민주는 채원이에게 당하기 일쑤였고 채원이에게 항상 당하던 민주는 바닥에 앉아 울음을 터뜨리며 채원에게 화를 냈다. 그럴때마다 채원은 민주에게 빵을 주며 달래주었고 그런 어린시절은 민주와 채원을 이상하리만치 가깝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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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김민주.. 너 이거 왼쪽으로 돌리라고 했지?"

"아니.. 너 왼쪽이라고 안했어..!"

채원과 민주는 어느때와 다름없이 티격태격 거리고 있었다. 부모님은 그 둘을 보며 말리기 십상이었고 한참을 진행된 채원과 민주의 대결은 채원의 포기로 막을 내렸다. 채원은 숨을 몰아쉬며 민주에게 말했다.

"너.. 내가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지?"

"겨우.. 아니 겨우 2분 차이야..!"

민주와 채원은 2분의 차이를 두고 태어난 쌍둥이였고 채원은 민주가 자신에게 '너'라고 하는것에 민감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 언니, 형처럼 같은 성별의 형제를 둔 경우에는 '너'라는 호칭을 쓰고 싶어진다. 민주는 그랬다.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김민주 진짜 바보야!"

"너는 더 바보거든?!"

이 둘의 싸움은 도대체 언제 끝나는지 알수가 없었다. 그날이 올것도 알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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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는 채원의 앞에서 울고있었지만 채원은 여느때와 다르게 민주를 달래주지도 않고 빵을 먹여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민주는 계속 채원의 앞에서 애절하게 울고있었다. 민주는 채원의 손을 잡아가며 울었지만 채원은 그 손을 더욱 꽉 잡아주지도 않았고 민주를 바라봐주지도 않았다.

"일어나.. 김채원 일어나라고.."

민주가 있는 곳은 병원이었다. 둘은 학교에 같이 가는데 어느 날 채원이 청소를 하다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빠르게 달렸지만 채원의 의식이 완전히 꺼져있던 것이었다. 그렇게 급히 병원에 왔지만 채원은 여전히 병원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렇게 2일이 지났다. 민주는 이를 악물고 울음을 꾹 참더니 채원을 보고 말했다.

"너.. 나보고는 아픈거 다 얘기하라며.. 근데 너는 왜 쓰러질때까지 너 아픈거 얘기안해?"

채원은 당연히 민주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어린시절 이후 잠복해있던 병이 갑자기 도지는 바람에 호흡기를 달고 겨우 심장만 작게 뛰며 누워있는 채원을 보고있으면 보고 있을수록 민주의 가슴은 찢겨 나가는 듯 했다.

"야 김채원.. 너 없으면 나 못살아.. 나 힘들어 지금.."

채원의 활기차고 시끄러운 모습만 보던 민주에게 이 상황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민주는 채원의 손을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 대고 마지막 눈물 한 방울을 흘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 채원은 그런 민주를 볼수가 없었고 그래서 그런지 민주는 울고싶지 않았다.

"야, 김채원.. 내가 왜 안우는지 알아?"

"..."

"남은 눈물은 너가 깨어났을때 기쁨의 눈물로 흘릴려고 안 우는 거야."

"..."

"대답해 좀.. 제발.."

"..."

민주는 자신의 입술을 깨물어 가며 채원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나 채원이 다시 깨어났을때 자신의 목소리를 잊어버리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채원에게 아무 이야기를 해주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툰 이야기, 새로운 친구가 전학 온 이야기, 학교 행사이후 자신이 대상을 받은 이야기 등등 채원이 들으면 좋아할만한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해주었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민주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지쳐갔다.

"야, 곧 크리스마스야. 안 일어나..?"

"..."

"크리스마스가 오면 우리 쿠키도 만들어 먹고, 나홀로 집에 보면서 웃고, 크리스마스 트리도 만들면서.. 만들면서.. 서로 장난도 치고 그래야지.. 너 이번 크리스마스때 선물 받고 싶어했잖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 12월의 어느날 민주는 채원의 병실에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가져다 놓고 희미하게 웃으며 채원에게 다가갔다. 빨리 낫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도 했지만 채원의 병은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채원은 중간중간 몸을 부르르 떨며 고통스러워 했지만 진통제로 채원의 아픔을 잠재워주는 것으로만 해결했다. 사실 채원은 그것밖에 되지 않았다.

"김채원.. 너 크리스마스에는 꼭 일어나야하는거 알지?"

"..."

"내가 선물 줄게.. 꼭 줄게.."

언니..

채원은 자신의 손이 민주에게 잡힌줄도 모르고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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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크리스마스가 되었다. 사람들이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는 그 와중에도 채원과 민주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채원의 심장이 빠르게 뛰더니 눈을 슬며시 뜨고 민주를 보았다. 민주는 채원의 손을 잡고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그런 민주를 보던 채원은 작게 손을 움직였다.

"어..? 김채원..! 깨어난거야..? 너 깨어난거야..?! 크리스마스에 진짜 깼네..?"

민주의 말에 채원은 얼굴을 살짝 찡그리더니 숨을 몰아쉬며 민주에게 작게 말했다.

"민주야.. 약속 못지킬거 같아.."

"어..?"

"너랑 쿠키만들고, 영화보고, 또.. 또.. 트리도.. 못 만들거 같아.."

민주는 채원의 말을 이해했다. 하지만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민주는 다급하게 채원의 손을 잡고 고개를 필사적으로 저으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김채원.. 언니.. 눈감지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 제발.."

"드디어 나한테 언니라고 해주네.. 미안해 김민주.. 나 사실 너무 아픈데도.. 일부러 밝게 있고 싶더라.."

"알겠어.. 알겠으니까 제발 정신 똑바로 차려.. 눈 감지마.."

민주의 말에도 채원은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 너랑 더 놀고 싶었는데.. 엄마, 아빠 다시 모여서 사는거 보고 싶었는데.. 그리고.. 더 이상 아프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야.. 민주야.. 나 너랑 더 있고 싶어.."

"그래.. 있을수 있어.. 언니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려..!"

"민주야.. 나 너무 아파.. 자고 싶어. 너무 피곤하고 아파.."

채원은 눈물을 흘리며 민주에게 말했고 민주는 채원의 눈물을 보자 더 이상 참지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채원은 그런 민주를 보며 아무말 없이 눈을 감았고 두번다시 뜨지 않았다. 민주는 채원이 눈을 감은 상태로 몸에 힘이 풀려있자 채원의 어깨를 잡고 병원이 떠나가라 울음을 터뜨렸지만 채원은 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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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이 없는 병실의 안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만 반짝이고 있었고 그것을 의자에 앉아 멍하게 쳐다보는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채원이 누워있던 침대를 정리해주고는 병실 밖으로 나와 화장실로 향했다. 그렇게 화장실에 들어간 그녀는 두번다시 본인의 두발로 나올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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