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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대략 10년 전.. 아마도 내가 7살 즈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 집에 오랜만에 놀러 온 사촌 언니, 오빠랑 함께 소꿉놀이를 하고 있는 나를 누군가 서늘하게 보고 있는 그런 느낌을 느낀 시기가 말이다. 그날 처음으로 느껴보는 누군가의 시선에 불안해서 울음을 터뜨렸고 언니랑 오빠는 깜짝 놀라 나를 달래주기 시작했다.

"원영이 누가 쳐다봐!! 으앙!!"

숨이 넘어갈 듯이 우는 나를 달래주던 언니 오빠는 내 말에 잠시 잠이 들어서 꿈을 꾸었다고 할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보였다. 검은 옷을 입은 어떤 여자가 나를 가만히 쳐다보고는 순식간에 사라지는 그 모습을..

"저기!! 저기 있었잖아!!"

고래고래 고함을 치는 나를 언니와 오빠가 달래느라 진을 뺐다. 하지만 나는 그런 걸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 그냥 너무 무서웠다. 그 여자가 나를 찾아오면 어떡할지 나는 갖가지 방법을 생각해냈고 결국에는 언니, 오빠랑 같이 자는 방법을 택했다. 언니와 오빠도 그 당시에는 10살도 안된 어린아이였지만 7살인 나에게는 든든한 사람들이었다.

"훌쩍! 오늘.. 원영이랑 같이 자.."

"그래..! 원영이 많이 무서웠구나..! 알았어..! 같이 자자..!!"

그런데 그날 바로 우려하던 일이 터져버렸다. 그날 밤, 고요한 분위기에 더욱 무서워진 나는 이불을 덮어쓰고 덜덜 떨었고 언니와 오빠는 피곤했는지 새근새근 얇은 숨소리와 함께 자고 있었다. 그러던 바로 그때.. 오빠의 큰 숨소리와 겹쳐서 누군가의 차가운 숨소리가 들려왔다. 언니가 아닐까 했지만 내가 듣는 숨소리와는 정 반대에 있는 언니를 의심하기에는 나도 그렇게 무식하지는 않았다. 한참을 숨소리만 듣고 있는데 내 숨이 멎어버릴 지경이었다. 그때, 차가운 숨소리가 끊기고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꼬마야, 일어나. 언니랑 갈 데가 있어."

나를 일으키는 목소리, 하지만 아무런 감정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왔다. 나는 너무 무서워 오빠의 팔을 잡으려 했지만 몸이 바닥에 붙은 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 내 모습을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여자의 목소리는 다시 들려왔다.

"꼬마야, 어서 일어나 봐. 갈 데가 있어."

"오빠.. 오빠.. 언니.."

나는 너무 무서워서 이불을 덮어쓴 채로 언니하고 오빠를 불렀어. 그런데 그 여자가 이상한 말을 하는 거야.

"네가 빨리 일어나지 않으면 나는 네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데려갈 것이야. 그러니까 일어나렴."

"몸이 안 움직여요.."

용기 내서 그녀에게 말을 해봤어. 몸이 움직이지 않는데 어떻게 일어나냐고. 그때 손이 서서히 이불을 걷어내자 나는 내게 말을 걸었던 여자와 눈이 마주쳤어. 검은 옷, 검은 모자, 그리고 아무런 감정이 없는.. 하지만 무언가 화가 나 보이는 무거운 무표정까지..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보던 저승사자를 만나게 되니 너무 무서워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어.. 나는 그녀에게 되지도 않는 감정 팔이를 해보았어.

"원영이.. 가기 싫어요.. 아무도 데려가지 마세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이제 엄마 말 잘 들을게요.. 아빠 말도 잘 듣고.. 선생님 말도 잘 들을게요.."

내가 드라마에서 보던 저승사자는 잘못한 사람을 데려가는 존재였기에 나는 내가 뭔가 잘못한 줄 알았지..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 저승사자? 귀신? 아무튼 그 여자는 내 손을 잡고 나를 확 일으켰어. 그런데 갑자기 뭔가 내 몸이지만 내 몸이 아닌 기분? 점점 그 여자가 이끄는 대로 움직이는 거야. 그래서 필사적으로 그 여자 손을 뿌리치고 밖으로 마구 도망을 갔어. 그런데 내가 오는 걸 보지 못한 차 한 대하고 내가 부딪혀버린 거야. 다행히 서행하던 차라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병원 신세를 지었지.. 그런데 쓰러져서 눈이 감기려고 하는 내 옆에 그 여자가 다가오더니 뭐라고 한 줄 알아?

"꼬마야.. 운이 좋구나.. 죽음을 피해가다니.. 하지만 사람의 죽음은 몇 번이고 다시 찾아온단다. 10년 후에 다시 네게 오마."

.

.

.

"와.. 진짜..?"

"그래!"

원영은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본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워낙에 신비로운 일을 많이 겪은 아이라 재미난 이야기가 많다 보니 아이들은 종종 원영에게 어릴 적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고 자꾸만 피하던 원영이 오늘에서야 3번째로 신비로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원영의 이야기를 다 들은 친구가 원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10년 뒤면 올해 아니야?"

그 말에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고 다른 아이들은 왜 그런 말을 하냐며 그 아이를 꾸짖었지만 원영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

"올해라.. 그렇겠지? 하지만 어린 시절처럼 당하지는 않을 거야. 나도 이제 고등학생이라고 고등학생! 당하나 봐라!"

"오, 장원영 용기가 대단해~!"

원영은 어깨를 으쓱이며 밝게 웃었다. 하지만 몰랐다. 오늘에서야 본인의 운명이 바뀌게 될 줄을 말이다.

.

.

"안녕하세요. 안유진이라고 합니다."

전혀 감정이 없어 보이는, 딱딱해 보이는 한 여자아이가 전학을 왔다. 아이들은 해맑게 웃으며 반겼지만 유진이라는 이 여자아이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무 반응이 없는 유진을 가만히 보던 선생님은 유진에게 물었다.

"유진이는 어디에 앉을래?"

"저는, 저기요."

유진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다름 아닌 원영의 뒷자리였다. 원영은 처음 보는 전학생이 자신의 뒤에 앉는 것이 살짝 부담스러웠지만 그 여학생이 가방을 들고 본인의 뒷자리로 갈 때 슬쩍 책상을 당겨 길을 만들어 주었다. 유진이 가방을 들고 원영의 옆을 스쳐갈 때 원영은 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어린 시절 느꼈던 차가운 기운, 그것은 다른 아이들이 아닌 원영에게만 전해졌고 원영은 소름이 돋아 팔목을 살살 문질렀다.

"하아.."

작은 한숨을 쉬며 원영의 뒤에 앉는 유진에 원영은 정신이 금방 들었지만 이상한 느낌을 계속해서 원영을 괴롭혔다. 그런 원영을 뒤에서 가만히 보던 유진은 원영에게 한마디를 작게 던졌고 원영은 그와 동시에 온몸이 굳어버렸다.

꼬마야, 10년 뒤에 보자고 한 거.. 기억나니? 만나서 반갑구나.

 

 

원영은 유진의 말에 그냥 완전히 얼어붙어버렸지만 크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어색하게 책을 펴는 원영의 뒤에서 유진이 물어왔다.

"국어시간이네? 몇 쪽 피는 거야?"

"50쪽.."

곧이어 '으음~'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유진이 책을 넘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원영은 오늘따라 선생님의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았고 이래저래 정신이 나가 있었다.

"원영? 그 다음 줄 읽어볼래?"

"네..?"

원영의 어리바리한 모습에 선생님은 한숨을 쉬며 원영에게 수업에 집중하라 말하곤 다른 아이에게 글 읽기를 시켰다.

.

.

.

하루의 마지막 시간이 끝난 뒤, 유진의 주변으로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했고 유진은 원영의 생각과는 다르게 밝게 웃으며 아이들과 어울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진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던 원영은 유진이 말할 때마다 어린 시절의 오싹한 목소리가 생각나 집에 갈 준비와 함께 자리를 피했다.

"후우.."

화장실에 들어와 한숨을 쉬며 거울을 보던 원영은 순간 이상한 느낌에 뒤를 확 돌아보았고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흡!"

거울 속에서는 보이지 않던 유진은 어느새 본인의 뒤에 와있었다. 원영은 너무 놀라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가만히 서있었다. 하지만 이내 자신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유진에 정신을 차린 원영은 뒷걸음질 치며 말했다.

"ㅇ, 오지 마.. 세요.. 제발 나 가만히 놔둬.."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너무 무서워하는 거 아니야? 꼬마야, 죽음은 경건히 받아들여야 되는 ㄱ.."

"꺄아악!!!"

유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원영은 비명을 지르며 창밖으로 빠르게 나갔다. 다행히 1층이라 대참사는 피했지만 원영은 그런 거 생각할 겨를 없이 마구 집으로 달렸다. 집까지는 달려서 5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였기에 원영은 달리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설마.. 내일 내가 집에서 죽었다는 뉴스가 뜨는 건 아니겠지..? 자다가 죽어버린 사람이 내가 되는 거야..? 꿈일 거야.. 저 사람은 없는 존ㅈ.. 꺄악!!!"

원영은 계속 중얼거리며 내달리던 중 본인 앞에서 자신을 무표정으로 보는 유진을 보고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

.

.

다음날 학교에는 유진이 오지 않았고 원영은 완전히 넋이 나간 사람처럼 앉아있었다. 아이들은 유진이 어디 갔냐 물었고 원영은 어제 일을 생각했다.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끄흡.. 흐흑.."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빌며 살려달라고 말하는 원영의 울음소리를 보던 유진은 차가운 한숨을 내쉬더니 원영에게 말했다.

"나 내일은 안 온다. 바쁘거든. 사람이 얼마나 죽어나는지. 아직 너의 이름이 명부에 올라와 있지는 않아. 내가 그냥 널 따라온 거지."

원영은 그 말이 더 무서웠다. 명부에도 없는 자신을 왜 쫓아왔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원영에게 유진은 말했다.

"꼬마야, 올해가 10년이야. 좋든 싫든 올해 넌 날 따라가야 한단다."

"싫어요.."

"응?"

"싫다고.. 나 죽기 싫어.. 이제 17이고, 엄마랑 아빠도 나랑 잘 살고 있고.. 그리고 더구나.. 명부에도 없다면서! 이승도 영장 없는 조사는 불가능해! 하물며 저승사자라는 ㄱ.."

원영의 말을 듣던 유진은 원영의 말을 끊고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반말하기로 한 거니?"

"저승사자라는 분이.. 왜.."

"꼬마야, 이승과 저승이 같다고 생각하니? 언제든 실수로라도 인간의 영혼을 거두는 게 우리들이야. 그나저나 너를 그날 데려가지 못해서 내가 혼이 얼마나 났는지 아니?"

유진의 말에 원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고개를 숙인 채 훌쩍이고 있었다. 유진은 원영의 앞에 쭈그려 앉아 말했다.

"대신, 내가 저승사자인 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말하면 절대 안 돼."

유진은 말이 끝남과 동시에 원영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신비로운 모습이었지만 원영의 눈에는 그저 무서운 상황이었고 원영이 보는 귀신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진짜로.. 갔나..?"

원영은 눈물을 닦고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고 당연히 아무것도 없자 힘이 풀려 비틀거리며 집으로 향했다.

.

.

.

"몰라.. 나한테 묻지 마.. 피곤해.."

원영의 말에 아이들은 피곤해 보이는 원영에게서 살짝 멀어졌고 원영은 한숨을 쉬며 책상에 엎드려버렸다. 한참의 시간이 지났을까? 원영은 깊이 잠이 들어버렸고 이상한 꿈을 꾸었다. 어린 시절의 일을 다시 겪는 꿈이었는데 원영은 갑자기 깨질 듯이 아파지는 머리에 눈을 질끈 감고 뒤척였다.

"원영아? 원영? 왜 그래?"

원영의 친구들은 원영의 근처로 와 원영을 깨웠지만 열이 심하게 나는 원영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원영을 빠르게 보건실로 옮겼으나 작게 중얼거리며 아파하는 원영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

.

.

한편 유진은 한숨을 쉬며 한 손에는 사람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다니다가 갑자기 짜증을 내며 종이를 집어던졌다.

"아 진짜!"

꽤나 크게 소리를 질렀음에도 유진의 모습과 목소리는 사람들의 귀와 눈에 들어오지 않은 듯했다. 유진은 한숨을 쉬며 종이를 다시 주섬주섬 주워 접은 뒤에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이런 날에도 일을 해야 하나.. 진짜 짜증 나네.."

작게 중얼거리는 유진의 뒤로 한 여자가 천천히 다가오더니 유진의 어깨에 손을 탁 올리고는 말했다.

"네가 잘못한 거잖아? 그러게 왜 미뤄 미루기는."

"언니, 나 진짜 죽고 싶다.."

유진의 말에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던 여자는 한숨을 쉬며 '우리가 어떻게 죽냐.'라고 말했고 유진은 소멸이 되면 되지 않냐고 이야기했다. 그녀의 말에 그 여자(이하 유리)는 깜짝 놀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런 감정 없어 보이는 유진과는 다르게 유리는 굉장히 표정이 풍부했다.

"언니, 우리 같은 저승사자는 표정을 숨겨야 하는 거야. 슬퍼도, 화나도, 재미있어도 말이야. 언니는 뭐가 그렇게 표정이 많아? 예전에 망자 데리러 갈 때도 울었잖아."

"야, 그 얘기는 왜 해! 아무튼 내가 여기 왜 왔냐면 네 명부 절반 덜어주려고 왔어."

"싫어 이건 내 일이야. 언니가 왜 내 명부를 가져가."

유진의 말에 유리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주먹을 불끈 쥐고는 부들부들 떨었다. 유리의 모습에 유진은 한숨을 쉬며 주머니에 넣은 종이를 주었고 유리는 황당한 듯이 종이를 펼쳐보며 말했다.

"아니, 애초에 글씨가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데.. 왜 접는 거야!"

"언니가 눈이 안 좋은 거 아냐? 아무튼 난 간다."

유진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는 유리의 눈앞에서 사라졌고 유리는 유진을 부르다가 이내 포기했는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여긴 꽤나 어둡네.. 저분인가.."

유진의 눈에는 웬 청년이 서있었고 마치 자신을 기다렸다는 듯이 웃으며 다가오는 그의 모습에 유진은 명부를 들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명부의 이름이 아니었다. 이에 유진은 유리의 손에 넘어간 명부를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고 이내 그의 손을 잡고 옆에 앉히며 말했다.

"제 손에 들려있는 명부에는 당신의 이름이 없네요. 다른 언니가 명부를 가져갔으니 그 언니 올 때까지만 이야기를 나눠보죠."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저는 보다시피 저기서 떨어져 이렇게 되었는데.. 내 사촌동생이 보고 싶은데. 그럴 수는 없을까요?"

"그건 환생, 천국행을 가야지만 가능합니다. 환생은 단 한 번, 천국은 달에 한 번. 사촌동생을 사랑하시나 보네요? 대부분 부모님이나 본인 친 가족들을 보고 싶다고 하던데."

"제가 걔를 굉장히 많이 아꼈거든요."

한숨을 쉬며 웃는 그의 모습에 유진은 살짝 침울해졌다. 그러던 그때 아까 헤어졌던 유리가 유진의 앞에 나타나 그의 손을 잡고 일으켰다. 유리는 유진을 보고는 작게 속삭였다.

"너 진짜.. 너무한 거 아냐..?"

"뭐가. 아무튼 그 망자, 천국이나 환생이 확정되면 사촌동생을 만나게 해줘. 그 사촌 동생이 너무 보고 싶다네."

"어..?"

유리의 황당한 표정을 뒤로하고 유진은 다시 사라져버렸다. 유진이 사라진 자리를 보던 유리는 한숨을 쉬며 망자에게 말했다.

"하아.. 쟤는 항상 자기 멋대로에요.."

"하하.. 제 사촌동생 또래 같아서 보기 좋은데요 뭘.."

유리는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곤 그와 함께 문을 하나 지나 들어갔다.

.

.

.

"헉..!"

유리가 그를 데려가고 2시간이 지난 시점, 깜짝 놀란 원영이 깨어난 곳은 학교의 보건실이었고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에 원영은 입술을 떨며 누운 상태로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그때, 원영의 휴대폰으로 문자가 한 통 날아왔다.

"뭐야.. 무슨 문자.."

마의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어 문자를 본 원영은 정신이 나가버릴 수밖에 없었다. 엄마로부터 온 문자였다.

네 사촌 오빠가 건물에서 떨어져서 안 좋은 일을 당했다는구나.. 충격 먹을까 봐 말을 할까 말까 했었는데.. 숨기지는 못하겠다. 학교 끝나면 장례식장에 같이 가자.

장원영(17)

7살 때 자신을 놓친 저승사자 유진이 다시 찾아오자 공포를 넘어선 분노를 느낀다. 가장 자신을 아껴주던 사촌 오빠의 죽음으로 더 큰 원망을 하게 된다. 10년 동안 자신을 찾아다닌 유진의 집착 아닌 집착을 매우 싫어하지만 그저 웃고 밝던 원영에게는 10년의 아픔이 있었다.

저승사자는 할 일도 없어요? 왜 나만 10년을 찾아다니는 거야?!

안유진 (??)

10년 전 원영을 데려가려다가 결국에 실패해서 저승사자들에게 된통 깨진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원영을 데려가겠다는 의지로 원영에게 접근하는 감정 없는 저승사자다. 아마도 저승사자가 된 것과 연관이 있는듯하다. 점점 인간화 되어가는 저승사자 중 하나다.

하지만 아주 약간 원영에게는 감정을 드러내는 듯 하다.

때론..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물론 너한테만 말이야..

추가 인물

조유리 (??)

감정이 없는 유진과는 다르게 감정이 풍부해서 자주 명부에 있는 사람들을 몰래(?) 보내주기도 하는 저승사자다. 하지만 냉정함, 분노의 감정도 표출하는 저승사자라서 함부로 대하면 절대 안 된다.

저승사자도 감정이 있어야 해. 그래야 망자를 잘 대하지. 감정 없이 망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불가능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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